집에서 할 일이 없어 지하철을 타보기로 했다. 뭐.. 아는 게 없어 그냥 타기만 해보고 돌아왔다. 먼 땅의 친구 하나 없는 환경은 무언가에 집중하기 좋은 시간을 제공했다. 첫 해외 경험을 기록하고자 구입한 중고 카메라에 집중했다. 몇 년 전 대학에서 수강한 필름카메라 수업을 되짚어가며 카메라의 기능을 하나씩 사용해보고 손에 익을 때까지 많이 찍었다. 핀치역에 가기 위해서는 5분에서 10분정도 걸어야 했는데 중간에 변전소와 녹지가 좀 있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사진 찍기 좋았다. 여러 구도를 실험히기 위해 누워 찍어도 흉볼 사람이 없었고, 늦은 저녁에 장노출로 찍는 실험을 하기에도 좋았다. 사실 여자친구가 수강 신청을 하길래 따라서 수강한 필름카메라 수업에 큰 관심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