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닭 잡으러 가세’의 방대한 낙서들을 보며 나름 장기적인 썰을 풀어내려 했었다. 친근하고 반가운 이름들이 난무하는 낙서들 사이에 ‘올려도 되나??’ 싶은 하트 속 누군가,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외침들이 나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어차피 오래 지난 일이자나, 실물은 남아 있지도 않은걸?’, ‘아냐, 누군가에겐 잊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자나, 굳이 네가 잊고 싶은 기억을 꺼내야겠니?’ 어느게 옳은지 모르겠는 마음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동력을 잃었다. 생업에 부쳤나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종종 ‘이거 니냐? 재밌더라? 옛 생각도 나고’라며 가끔 물어볼 때 마다 내일은 다시 지난 날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돋아났지만 다음 날이면 꼭 지친 마음 달래줄 소주 한잔해야하는 일이 생기더라. 그렇게 생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