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자 134

2018.12.22~26_중국 경덕진에 갔던 이야기 1.

조합에 있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예기치 않은 일이란 것이 늘상 황당한 것들 투성이지만 그 건이 해외 출장건이라면.. 게다가 그 건이 크리스마스를 끼고 있다면... 황당과 당황 사이의 어딘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회사에서 억지로 보낸 것은 아니고 좋은 기회라 함께 하고자 하는 취지인데 가족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출장을 가기로 했다. 이번 출장은 조합이 소재하고 있는 공주시와 세계 도자의 중심이라 불리는 중국 경덕진시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공주시 공무원이 경덕진시를 방문하여 향후 협력을 위한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출장으로 조합에서 경험하기 힘든 공무적 성격의 일정이었다. 출장자는 그동안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공예업무를 담당하며 고생한 공무원 2분과 계룡산도예촌장을 맡고 계신 윤정훈도자..

아기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이름짓기.

심찬이의 동생들이 태어났다.심찬이 때와는 다르게 제왕절개를 했음에도 건강해 보이는 미진이에게 먼저 감사하고 별 탈없이 먹고, 자고, 싸는(?!?!) 두 아기들에게도 감사한다. 미진이와 두 아기를 병원에서 산후조리원으로 옮기기 위해 병원비를 정산하고자 수납처에 방문했다."어머, 쌍둥인데도 산모와 아기가 아주 건강한가봐요."별도로 치료를 받은 것이 없어 수납할 금액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돌려말하는 수납 담당자의 말이 매우 기분좋게 들렸다. 산후조리원에서도 별 탈없이 근심걱정 없이 살고있는 두 아기들에 비해 우리집 단톡방은 난리가 났다.난리의 근원(?)은 바로 내가 야가(夜家)이기 ..

감사한 남자 2018.11.18

05. 전통가마솥

‘정답게 이야기 하는 집’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M마트(미란네)가 나왔다. 미란네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나오는 것이 ‘전통가마솥’. 흔히 우리는 ‘가마솥’이라 부르는, 입구에서 커다란 황소가 반겨주는 식당이 있었다. ‘가마솥’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옻닭, 백숙 등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라 기억될지 몰라도 우리 학교의 학생들에게는 오삼불고기, 제육볶음을 주메뉴로 파는 식당으로 기억된다.(아마도...) 사실, ‘정답게 이야기하는 집’의 주력 메뉴인 우렁쌈밥은 뭐랄까.. 집을 나와 사는 대학생들에게 너무 건전한(?)음식이었다면 ‘가마솥’의 오삽불고기와 제육볶음은 매콤달콤함이 혀끝을 자극하는, 진한 양념에 밥 한공기 더 먹게 되는 그런 음식이었다. 밥 때를 놓쳤거나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 날, 학..

Memories 2018.10.29

04. 정답게 이야기하는 집

합동석유 건녀편으로는 '정답게 이야기하는 집'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보통 주류를 곁들이는 식사 보다는 간단한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갔던 식당으로 기억한다. 메뉴로는 한방불고기, 삼겹살, 생등심구이, 닭도리탕, 오리주물럭 등이 있었으나 가장 사랑받았던 메뉴는 단연 우렁쌈밥. 지나고 보니, 군입대를 하기 전인 2005년 부터 2006년의 우리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측의 횡포가 많이 심했던 것 같다.충남 규암면 합정리 430번지라는 읍내버스라고는 1시간에 한대가 올까말까 한 지리적으로 고립된 지역에 전교생을 기숙사에 몰아넣고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의무식이라는 강제 의무를 부여했다. 식당의 운영은 대기업 단채급식 업체에 외주를 주었는데, 이미 식대를 선불로 받은 상황에서 식당 관계자는 물론 기숙사 사감을 ..

Memories 2018.10.23

03. 쓰레기 소각장을 지나 합동석유 까지

닭장 옆으로는 항상 위와 같은 여느 시골의 익숙한 풍경(?)이 있었다. 조경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쓰레기 소각장의 위치선정은 역시나 이곳이 대학교의 산뜻한 후문이라는 사실을 잊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닭장과 쓰레기 소각장 뒤로는 위와 같이 벽돌로 외벽을 장식한 집이 하나 있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가장 가까운 집이었으나 딱히 기억이 없는 걸로 봐서 방세를 놓는 집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건물에 당구장을 표시하는 간판이 있었다는 것. 당구장 간판이 있는 곳이었지만 당구장은 아니었가는 것?!?! 아마도 학교가 생기고 나서 한두 해 정도는 학생들을 상대로 당구장을 운영하지 않았을까 추리해 보지만 딱히 근거가 없다. 선배들에게 물어볼 법도 했지만 수도 없이 지나다니며 종종 당구장 간판이 궁..

Memories 2018.10.01

02. 새벽닭과 합정리 이장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후문을 나서면 친근한 닭장을 볼 수 있었다. 사실 후문을 지나 M마트, 여보게, 로데오 등을 가기 위해 항상 지나쳐야 하는 곳이다보니 항상 있는 닭장이 친근할 뿐 닭장 안에 있는 닭이 친근한 것은 아니었다. 저 닭은 누가 키우는 것이었을까? 닭장안의 닭은 바뀌었겠지만 내가 학교를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저 닭장의 닭은 비어본 적이 없었고 매일 동이 틀때면(간혹 동 트기 전에도)우렁찬 소리로 힘차게 울어댔다. 우리학교 후문 안쪽으로는 가장 가까이는 야외농구장과 여자기숙사가 있었다. 여자기숙사를 지나 후문에서 비교적 떨어진 남자기숙사에 살던 나는 새벽닭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지만 여자기숙사의 학우들은 매일아침 새벽닭 우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고 아우성이었다. 신기한 것은 새벽에는..

Memories 2018.09.29

01. 프롤로그(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후문)

오래된 하드디스크에서 압축된 파일을 하나 발견했다. [20121220_합정리 기록.zip] 어떤 파일인지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압축을 풀어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압축을 풀고 한참동안 각각의 파일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지금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당시의 한국전통문화학교 후문을 나서면 위의 사진과 같은 대학가라고 하기엔 좀 뭣한, 대도시의 네온사인과 함께하는 대학생활을 꿈꾸던 학생이라면 절망할만한 풍경이 펼쳐졌다. 앞으로 난 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보통 '정답게'라고 이야기하는 '정답게 이야기하는 집'이라는 식당과 학생들이 삼시세끼 학교 식당의 찐밥에 질려 입맛을 돋우고 싶을 때 자주 들리던 '전통가마솥'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길의 핵심은 역시 '미란네(라고 쓰고 'M'이라고 ..

Memories 2018.09.13

너에게 간다-윤종신

1. "우리 이만 헤어져." 2010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통의 전화로 서울과 대전을 오갔던 연애는 5년을 채 못채우고 파국으로 마무리 되었다. 무너진 마음을 다시 쌓을 수는 없을까? 대전으로 향하던 날에 대한 기억이다. "나 KTX타고 내려가고 있어. 내가 거기로 갈게, 만나서 얘기하자."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전화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마 갑자기 찾아온 헤어짐을 실감하지 못해서 였으리라. 서울에서 대전역까지 한 시간 남짓, 알 수 없는 가사로 가득한 노래를 들으며 의미없이 흘러가는 풍경 속에 마음을 맡겼다. 내가 지금 숨이 차오는 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냐 너를 보게 되기에 그리움 끝나기에 헤어지러가는 길임에도 설레이는 모순된 마음 때문이었을까? 어떤 노래의 또렸한 첫 소절에 잠시 당..

Insight 2017.07.27

1.「존윅 : 리로드」 (John Wick: Chapter 2)

◇ 제 목 : 「존윅 : 리로드」 (John Wick: Chapter 2) ◇ 감 독 : 채드 스타헬스키 ◇ 제 작 : 배질 이워닉, 데이비드 리치, 채스 스타헬스키 ◇ 각 본 : 데릭 콜스타드 ◇ 출 연 : 키아누 리브스 ◇ 장 르 : 액션, 스릴러 ◇ 제 작 사 : 87일레븐, 썬더 로드 픽처스 ◇ 배 급 사 : (미국)서밋 엔터테인먼트, (한국)JNC미디어그룹 ◇ 개 봉 일 : (미국)2017년 2월 10일, (한국)2017년 2월 22일 ◇ 상영시간 : 122분 ◇ 국내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평 가(5점 만점) : 4.5 키아누 리브스. 그는 내게 있어 주윤발과 같은 배우였다. 영웅본색 이후로 작품선택이 아쉬웠던 배우. 키아누리브스가 꼭 그랬다. 「키아누 리브스=네오」라는 이미지가 깊이 각인..

philocinema 201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