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남자
추위를 타지 않던 남자.
주는남자
2011. 1. 11. 13:25
캐나다에서 그 추운날 새벽 아이스 커피를 먹는 젊은 나.
나는 추위를 타지 않는 남자다.
한 겨울에도 긴팔을 입고 운동 한 적이 없으며 가끔 외출복으로 반바지도 즐겨입는다. 따뜻한 음료 따위 마시지 않았고 술을 약간만 마셔도 창문을 열어 놓고 냉방속에서 잠을잔다. 문을 열고자는 덕분에 룸메이트 의진이는 나와 방 쓰는 것을 포기했다. 밥도 찬밥을 좋아했고 찌개나 국 따윋 좋아하지만 얼음이 동동한 물김치는 사랑한다. 냉면은 역시 물냉면이고 맥주는 역시 냉장고에서 막 꺼내 서리낀 잔에 마셔야 제 맛이다.
겨울이 싫다. 오지게 싫다. 오지게 싫어'졌다.'
유니클로 히트텍을 사랑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잠자리 밑 온열기구가 없으면 불안하다. 바로 한 밥과 보글보글끓는 째개가 가장 맛있다. 물냉면은 사양한다. 굳이 먹어야 한다면 차라리 비빔냉면을 먹겠다. 차가운 맥주마저 부담스럽다.
나는 모른다. 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얼마나 바뀌었는지.
하지만 추위를 모르던 내가 추위에 몸서리를 치고, 축구공을 봐도 그냥 지나가고, 책 대여점에 가도 만화책 한 권 못빌리는 나를 봤을 때 분명 나는 많이 바뀌었다. 당장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도 뭔가가 바뀌어가는 중이겠지. 기왕 바뀔 거면 좋게 바뀌어야겠다. 이제부터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바뀌어야겠다.